영덕의 대표적인 어항인 축산항은 한때 영덕 제 1의 항구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1924년에 조성되었고 주로 가자미, 꽁치, 문어, 오징어를 비롯해 대게가 많이 나는 곳으로도 유명합니다. 실제로 대게 위판이 열리는 전국 5개 항 중 하나 이기도 합니다. 또 대게원조마을로 알려진 차유 마을과도 인접해있죠.  축산항은 지난 시절,  지나가던 개나 고양이도 생선을 물고 다녔다고 할 만큼 어항으로 전성기를 누렸지만 지금은 어족이 많이 줄어든 형편입니다.  

축산항은 와우산, 대소산, 죽도산 등의 산이 둘러서서 북풍, 서풍, 남풍을 막아주는 지형적 특성이 있어서 예전부터 피항지로 명성이 자자했습니다.  흔히 '천리미항'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는데 '천리미항'이란 이름은 행정수도 세종시의 정동쪽에 있다고 ‘신정동진’이라 불렀던 것이 변화한 것이라고 합니다. 주변 자연 경관이 수려하고 어족이 풍부한 축산항은 아름다운 해안도로인 강축도로(918번 지방도로)를 통해 강구항으로 연결됩니다. 

축산 1리의 항구 끝 머리에 서있는 남씨 발상지 비석은 축산 지역의 중요한 역사적 유산입니다.  축산항의 주택가에는 전쟁 시기에 세워진 성벽,  만호성의 흔적이 아직 남아있습니다.  축산의 만호성은  문화유적으로 지정되어 있는데 매년 열리는 축산항 물가자미 축제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옛 이야기에 따르면 축산의 물가자미는 골절 환자의 회복에 효과가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만호성 성벽 건설에 참여한 군사들이 골절상을 당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물가자미로 만든 물회를 먹고 금방 나았다는 거죠. 축산항에는 영덕의 소울푸드라 할만한 물가자미로 코스요리를 내는 물가자미 정식도 유명합니다.  

축산 3리 부근의 죽도산은 등대 역할을 하는 전망대가 있는데 꼭 한번 전망대 데크 길을 걸어보길 권해드립니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시원하고 아름답지만 전망대까지 이어진 데크 길 역시 인생 컷을 선사해주는 멋진 코스입니다. 축산항은 아주 큰 항구는 아니지만 시골 외갓집처럼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푸근함이 있습니다. 

축산항에 꼭 한 번 오셔서 원조 물가자미 정식도 맛보고 아늑한 어촌의 정취도 즐겨보시면 참 좋겠습니다.